인생 첫 토익을 친지 1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시점에서야 이 글을 쓴다. 😂
나의 영어 실력
나의 평소 영어 실력은 스피킹(회화)을 제외한 읽기, 듣기, 쓰기는 웬만큼 하는 정도이다. 다녀본 학원 중에서 유일하게 공부 관련이었던 것이 영어 학원이기도 했고, 중고등학생 때 나름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어서 영어가 늘 효자과목이었다. 어릴 때부터 영미권 영화, 음악, 드라마 등을 좋아해서 자주 접해왔고 한창 영국 악센트에 빠졌던 때에는 BBC에서 제공하는 팟캐스트를 챙겨 들었었다. 그래서 악센트에 상관 없이 잘 들리는 편이며, 대학생이 되고 나서도 영어로 된 자료나 공식 문서를 자주 읽다보니 독해 실력도 크게 떨어지지 않은채로 유지 중인 것 같다. 나는 이렇게 영어에 큰 불안감도, 큰 자신감도 없는 상태였고(한국 내에서는 불편함 없이 영어를 웬만큼 사용할 수 있는 수준), 공인 어학 시험은 한 번도 응시해보지 않았었다.
사용한 교재
나는 어려서부터 기본 마인드가 “시작은 무조건 독학”이다. 학원이나 스터디를 그닥 선호하지 않고, 책으로 먼저 공부를 시작하는 편이다. 온라인 강의도 그 강의가 독특하거나 끌릴 때, 혹은 필요할 때만 듣는다. 그래서 토익도 당연히 교재만 구입해서 독학으로 응시할 예정이었다. 그렇게 교재를 알아보던 중, 토익을 준비하기 위해 기본서부터 볼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시험을 위한 영어 공부에 시간을 많이 쓰기가 귀찮았다. 비록 문법도 단어도 많이 까먹었지만, 실전 모의고사를 복습하는 방법으로 공부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겠다 싶어서 어렵기로 유명한 해커스 토익 실전 1000제 2를 골랐다. 자료 조사를 해보니 해커스 토익 실전 1000제의 난이도 순서는 2 > 3 » 1 정도라는 것 같다. 해당 교재는 LC와 RC 모두 문제집과 해설집을 따로 판매하는데, 나는 해설집은 구매하지 않았다. 해커스 토익 홈페이지나 모바일 어플을 이용하면 유용한 무료 자료가 많기 때문이다. 해커스에서 제공하는 무료 pdf 파일들을 아이패드에 넣어 유용하게 참고했다. 덧붙이자면, 이 교재를 공부할 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면 LC의 성우가 실제 토익과 다르다는 것인데, 나로서는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다.
나만의 학습 방법
1. 시간을 재면서 실전처럼 모의고사 풀기
문제를 풀면서 실제 시험장에서 어떤 순서로 어떤 파트부터 풀어야 할지, 이 파트에서는 주의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OMR에 바로 표시하는 게 편한지 문제지에 풀고 한꺼번에 OMR에 옮기는 게 편한지 등을 파악하고 체득한다. 그리고 푸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헷갈리는 단어나 문법 사항에는 무조건 하이라이트한다.
LC의 경우, 문제 음성이 잘 안들리거나 해석이 안되는 것도 모두 기록하였다. RC를 풀 때는 나만의 독해 방법(ex. 표시 방법, 끊어 읽기, 직독직해 등)을 정립한다는 느낌으로 풀었다. 나는 학창시절부터 나만의 독해 방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느낌을 잃지 않는다는 정도로 공부했다.
2. 채점 후 점수 및 시간 관리 파악하기
나는 해커스 토익 실전 1000제 2를 풀면서 대부분 800점대 극후반 ~ 900점대 초반의 점수를 얻었다. 어려워서 시간도 꽉 채우거나 조금 넘겼다. 😥 따라서 나는 목표를 900점 이상으로 잡았다. 하지만 해커스 토익 실전 1000제가 실제 토익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에 저 정도의 점수면 실제 토익에서 950점+의 성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나는 다른 모의고사나 교재를 공부해보지 않았어서 이러한 사실을 몰랐고, 대충 900점 이상만 받자는 목표를 세웠다.
3. 1번에서 헷갈렸던 부분을 꼼꼼히 짚어보기 & 틀린 문제 다시 풀어보기
채점 후, 우선은 하이라이트 해두었던 헷갈리는 단어들을 단어장에 정리한다. 이 방법은 내가 따로 단어 암기용 템플릿을 만들어 고등학생 때부터 사용하던 방법이다. 초등학생 때는 단어를 손으로 여러 번 써가면서 외웠지만, 수 년간 영어 공부를 해오면서 느낀 것은 “단어는 1회독으로 절대 완벽히 외워지지 않기 때문에, 각 회독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고 n회독 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것이다. 처음 단어장에 옮길 때에만 손으로 적고, 헷갈리는 발음은 직접 들어본 후, 그 단어장을 틈틈히 빠르게 눈으로 암기하는 과정만을 n번 반복하는 방법이 나에겐 가장 효과적이었다. n회독 과정에서 꾸준히 안 외워지는 단어들은 형광펜으로 강조해두었다. 이 단어장은 시험장에 들어가기 직전에도 한 번 훑어보면 좋다. (토익은 비즈니스 영어를 다룬다. 이러한 점이 어휘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데, 아무래도 내가 컴퓨터과학을 공부하며 접하는 영어 단어와 거리가 먼 단어들이 나오기 때문에 많이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어쨌거나 비즈니스 쪽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이 반복해서 나오기 때문에, 모의고사를 여러 개 풀다보면 어떤 단어가 중요하고 자주 쓰이는지 충분히 파악 가능하다.)
그 후, 틀렸던 문제를 다시 풀어보았다. 내가 문제를 틀리는 가장 큰 이유는 어휘력의 문제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단어를 쭉 정리하고 나면 오답이 수월했었다.
그 다음, 헷갈렸던 문법 사항, 해석이 안됐던 문장, 분석이 필요한 문장 구조, 들리지 않았던 문제 등을 전체적으로 깊이 복습한다. 중요하다고 생각 되는 것들은 공책에 따로 기록해두었다. 이 또한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에 다시 훑어보면 도움이 된다. 이 단계에서 해커스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pdf 자료가 도움이 많이 되었으며, 그래도 모르겠는 문법 사항들은 구글의 도움을 받아 공부했다.
어쨌거나 나는 이러한 방법으로 공부를 했는데, 이렇게 쓰고 보니 엄청 열심히 한 것 같지만 사실상 일주일도 공부를 안했다. ㅋㅋㅋ 한 권에 모의고사가 10개가 들어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풀세트는 5개 밖에 못 풀었으며, 남은 5개는 RC의 파트 5만 공부했다. 남은 5개는 다음 번 토익 때 공부하려고 한다! (합리화)
나만의 시험장 꿀팁
모의고사를 풀다보면 대충 시험장에서 어떤 순서로 공략해야 할지, 노트테이킹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LC의 어떤 파트에서 문제를 미리 읽어두어야 나의 페이스에 맞는지, RC의 파트 7에서는 한 지문마다 어떤 순서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OMR에는 어떻게 답을 옮겨야 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무작정 유튜브나 블로그에 나오는 꿀팁을 체득하기보다는 나만의 꿀팁을 확립해나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 같다. 나도 모의고사를 풀면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았고,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 LC 🎧
- Part 1, 2의 안내 방송 시에 Part 5 미리 풀기
- 문제 푸는대로 (하나의 dialogue 기준) OMR 마킹하기
- Part 3, 4는 문제 미리 읽으면서 표시해두기 (페이지 넘겨도 OK)
📄 RC 📄
- (Part 5) 다 풀고 한 번에 OMR 마킹하기 / (Part 6, 7) 한 묶음마다 OMR 마킹하기
- Part 6, 7은 문제 먼저 읽고 표시해두기
- 지문 읽으면서 표시하기
시험 후기
나의 첫 토익은 2021.01.24 일요일이었으며, 잘 모르고 늦게 신청했다가 결국 분당 내 고사장이 다 차서 강남으로 가야했다. 시험을 치면서는 해커스 실전 1000제보다 난이도가 훨씬 쉽게 느껴졌고, 시간도 10~15분 정도 남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LC도 해커스의 음성보다 실제 토익의 음성이 더 잘 들렸던 것 같다. 그렇게 다행스럽게도 성적도 기존 목표보다 높게 나왔고 단번에 토익을 졸업하게 되었다!